서론 (Introduction)
수두(Varicella, 水痘)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일으키는 매우 전염력 높은 급성 발진성 질환입니다
어릴 때 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향이 있어 한때 “어린이의 통과의례”로 여겨졌지만, 면역저하자나 성인에게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수두의 원인 바이러스인 VZV의 생물학적 특성과 감염 기전, 수두 환자의 치료 방법과 최신 권고사항, 주요 항바이러스제의 비교, 수두 예방에 사용되는 백신과 면역글로불린, 그리고 고대 기록부터 백신 개발과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이르는 수두의 역사를 전문적이고 근거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수두의 원인 바이러스: VZV의 특성과 감염 경로
VZV의 생물학적 특징: VZV는 헤르페스바이러스과(Herpesviridae)에 속하는 DNA 바이러스로,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8가지 헤르페스바이러스 중 하나입니다
사람만을 숙주로 삼는 사람특이적 바이러스로, 유전체 크기는 약 12만 5천 쌍의 염기쌍과 70여 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 인간 헤르페스바이러스 중 가장 작습니다
바이러스 입자는 직경 약 150~200nm 크기의 정이십면체 캡시드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주위를 단백질 층과 지질성 **피막(Envelope)**이 싸고 있어 외피 당단백을 통해 숙주 세포에 침투합니다
VZV는 **알파헤르페스바이러스 아과(Alphaherpesvirinae)**에 속하며, 헤르페스심플렉스바이러스(HSV-1/2)와 가장 가까운 친연관계를 가집니다
이러한 바이러스들은 세포 내에서 빠르게 증식하여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고, 무엇보다 신경절에 잠복감염을 형성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재활성화될 수 있다는 특징을 공유합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 입자 VZV는 외피를 가진 원형의 헤르페스바이러스 입자로, 지름 약 150~200nm 크기이다.
감염 경로와 전파: 수두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비말이나 피부 병변의 수포액 에어로졸을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됩니다바이러스 입자는 환자의 인두 점막을 통해 체내에 침입한 후, 국소 림프절에서 1차 증식을 거쳐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바이러스혈증을 일으킵니다
평균 2주의 잠복기를 거쳐 환자에게 발열과 가벼운 권태감 등의 전구증상이 나타나며, 뒤이어 전신에 특징적인 수포성 발진이 발생합니다. 발진 발생 1~2일 전부터 모든 피부 병변이 가피(딱지)로 앉을 때까지 환자는 전염력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접촉한 감수성 있는 사람의 약 90%가 감염될 정도로 전염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수두 환자와 밀접 접촉한 감수성 접촉자의 61100%에서 감염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러한 2차 공격률은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재활성 질환인 대상포진의 경우 약 1520%로 다소 낮습니다
한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외부 환경에서의 생존력이 약해 환자가 아닌 환경으로부터 간접 전파되는 일은 드뭅니다
잠복 및 재활성화 기전: VZV는 초기 감염(수두) 후 급성 병phase를 넘어 회복되더라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몸속 **신경 세포에 잠복(latency)**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피부 병변 부위의 감각신경 말단을 통해 바이러스가 척수 배근신경절이나 뇌신경절 등 감각신경절에 침입하여 유전정보를 잠재형태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정상 면역을 가진 숙주에서는 잠복 바이러스가 평생 억제되어 있지만, 노화로 인한 면역저하나 면역억압 치료,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세포 면역이 약해지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며 재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재활성화된 VZV는 해당 신경절이 지배하는 피부 분절을 따라 **대상포진(Herpes Zoster)**을 일으키게 됩니다. 즉, 수두는 VZV의 1차 감염에 의한 전신 질환이고, 대상포진은 동일 바이러스가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재발현된 국소 질환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수두를 한번 앓으면 평생 면역을 얻지만, 체내에 남은 바이러스로 인해 추후 대상포진이 발생할 위험이 생깁니다.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성인에서 나타나며 심한 신경통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수두의 예방과 더불어 대상포진에 대한 대비도 중요합니다.
수두의 임상 양상과 합병증
수두 환자에서는 발열, 권태감 등의 증상이 선행한 후 전신 피부에 작은 물집을 동반한 발진이 여러 단계로 나타납니다. 건강한 소아의 수두는 대개 경증(self-limited)으로 12주 내 회복되지만, 평균 250~500개의 피부 병변이 생길 정도로 발진 규모가 크고 심한 가려움을 유발합니다
드물게 물집이 세균에 감염되어 피부농양 등의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성인 환자에서는 바이러스 폐렴이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보고됩니다
그 외에도 뇌염이나 소뇌실조, 혈소판 감소증, 간염과 같은 합병증이 약 1%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중증 합병증은 16세 이상 청소년·성인이나 생후 1년 미만 영아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소아에서도 드물게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입원 사례는 기저 질환이 없던 건강한 소아에서 발생해온 것은 수두가 소아기에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청소년 및 성인의 수두는 소아보다 경과가 심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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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위험군에서의 수두: 면역이 저하된 환자나 임신부, 신생아 등에서는 수두가 비정형적 양상을 보이거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나 HIV 감염인과 같은 면역저하자에서는 수두 발진이 수 주 이상 여러 번에 걸쳐 새로운 병변이 솟아나는 등 만성화되거나 피부 궤양이 잘 아물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임신부가 수두에 걸릴 경우 건강한 임신부라도 약 10~20명 중 1명에서 바이러스성 폐렴이 발생할 정도로 중증 경과를 밟기 쉬우며, 수두 폐렴으로 인한 사망 사례도 보고됩니다. 특히 임신 후기(3분기) 감염 시 폐렴 위험이 더 높다는 일부 연구도 있습니다. 임신 **초기(20주 이전)**에 수두에 걸면 약 0.42%의 낮은 확률이지만 태아에게 선천성 수두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신생아가 저체중 출생을 하거나 팔다리 형성 부전, 피부 흉터, 근육 위축, 뇌수막염, 뇌피질 위축, 맥락막망막염, 소두증 등의 선천적 이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편 분만 직전 5일 이내 또는 분만 후 2일 이내에 산모가 수두를 앓게 되면, 엄마로부터 태아에게 적절한 항체가 전달되지 못해 신생아가 신생아 수두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신생아 수두는 전신성으로 진행되어 치명률이 과거 보고에 따르면 약 3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지만, 최근에는 수두 면역글로불린 투여와 집중 치료로 신생아 수두의 치명률을 7%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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